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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리에A] 유벤투스에게 내려진 특명 : 디발라를 살려라

지난 시즌부터 유벤투스의 에이스는 디발라로 굳혀지는듯 하다. 이 93년생의 포워드는 공격형 미드필더 자리에서 유벤투스의 공격을 지휘하는 총 사령관의 역할을 맡고 있으며, 센세이셔널한 활약을 보여주며 유벤투스의 새로운 판타지스타로 거듭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a.png [세리에A] 유벤투스에게 내려진 특명 : 디발라를 살려라

지난 시즌부터 유벤투스의 에이스는 디발라로 굳혀지는듯 하다. 이 93년생의 포워드는 공격형 미드필더 자리에서 유벤투스의 공격을 지휘하는 총 사령관의 역할을 맡고 있으며, 센세이셔널한 활약을 보여주며 유벤투스의 새로운 판타지스타로 거듭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디발라를 살려라” 라는 본 글의 제목이 안 어울리게 느껴질 수 있으나 필자는 강팀과의 경기에서, 혹은 특정 경기에서 디발라가 묶이는 현상에 대해 좀 더 심도있는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우선, 파울로 디발라의 역할은 17/18시즌이 도래했다고 해서 크게 달라진 바는 없었다. 공격에서의 핵심 자원임에는 틀림없고, 알베스의 부재와 이과인의 폼 저하로 인한 팀 내 비중의 증가 정도는 있었지만 이 것을 역할의 변화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알베스의 부재는 지공시 디발라의 볼터치 횟수를 증가시켰고, 이과인의 폼 저하는 디발라의 직접적인 공격기회창출에 영향을 끼쳤다. 지난 시즌이 디발라가 공격형 미드필더라는 자리에서의 숙지에 힘을 쓰는 시기였다면 올 시즌은 이를 직접적인 공격본능과 잘 결합시켜야 하는, 아주 중요한 시즌이 되리라 생각한다.

디발라는 유벤투스 지공에 있어 필수불가결한 존재이다. 이는 키에보 베로나와의 리그 3R 경기에서 확실히 드러났다. 4-3-3 포메이션을 가동하며 우측에 더글라스 코스타를 배치했던 유벤투스는 키에보 베로나가 구사한 여러겹의 수비를 뚫지 못하고 답답한 경기력만을 보여주고 있었다. 더글라스 코스타의 고착화된 플레이 방식은 전체적인 경기력을 딱딱하게 만들었다. 이과인은 디발라의 역할을 조금이라도 대신하려는듯 낮은 위치로 내려오길 반복했지만 이는 곧 전방에서의 공격 숫자 부족으로 이어졌고, 이렇다할 기회를 만들어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결국 더글라스 코스타는 54분만에 그라운드를 떠나야했으며, 알레그리의 선택은 또 다시 디발라였다.


[세리에A] 유벤투스에게 내려진 특명 : 디발라를 살려라

[세리에A] 유벤투스에게 내려진 특명 : 디발라를 살려라(▲수비대형을 겹겹이 쌓으며 더글라스 코스타에게 공간을 허용하지 않는 키에보)

디발라는 투입된 지 단 10분도 채 되지 않은 시간동안 많은 것을 보여주었다. 더글라스 코스타는 행하지 못할 좌우측으로 폭넓게 가져가는 스위칭과 팀 내 유기적인 플레이를 유도하는 모습들은 왜 그가 유벤투스의 에이스인지 느끼게해주는 대목이었다. 여기서 디발라의 첫번째 역할을 알 수 있다. 그는 팀에 유기적인 플레이들을 유도한다. 다들 잘 알다시피 유벤투스의 측면자원들은 모두 조금씩 고착화된 플레이 패턴을 가지고 있다. 콰드라도 리히슈타이너 더글라스코스타와 산드루(산드루야 워낙 잘하니 여기에 끼기 뭐하지만)까지도 말이다. 지난 시즌에는 알베스가 존재해 디발라의 부재가 그렇게까지 크게 와닿지 않았는데 이번 시즌 같은 경우에는 디발라가 없을 때 측면에서의 딱딱한 움직임이 한 눈에 드러날 정도로 심각해보인다. 


[세리에A] 유벤투스에게 내려진 특명 : 디발라를 살려라

(▲ 팀의 유기적인 플레이를 유도하는 디발라)

두번째는 지공에서의 문제점이다. 사실 유벤투스 전방자원들이 볼 운반 자체를 못하는 것은 아니다. 콰드라도와 더글라스 코스타는 빠른 스피드로 상대 진영까지 접근할 수 있는 선수들이고, 파괴력도 수준급이다. 하지만 지공상태에서 그들이 행하는 공격전개는 답답하기 그지없다. 물론 이는 리히슈타이너나 스투라로(데 실리오는 아직 많은 경기를 치루지 않았으니 제외)의 문제기도 하겠지만 이를 감안하더라도 그들이 보여주는 지공에서의 움직임은 만족하기 어려운 수준에 그친다. 결국 디발라의 부재는 피아니치의 과부하로 이어지고, 이과인의 잦은 빌드업 가담으로 전방에서의 숫자싸움에도 밀리게 된다. 뭐.. 이과인이 지난 시즌 리그에서 보여준 활약들을 올 시즌에도 보여준다면 상관없겠지만 지금까지로 미루어봤을 땐 글쎄. 

마지막으로 디발라 존이라고 불리우는 패널티박스 근처에서의 포스. 디발라는 경기에서 이과인과 함께 침투하는 모션까지는 꽤나 자주 보여준다. 하지만 그 모션의 끝은 침투가 아니라 그 자리에 머물거나 한 발 뒤쪽으로 물러나는 결과들이 주를 이루고, 이는 대다수의 팀들에게 매우 위협적으로 다가온다. 디발라는 기가막힌 오프더볼로 자신에게 프리한 상황을 유도하며 이 공간에서 중거리슛이나 돌파를 선택한다. 혹은 수비진이 재차 방향을 바꾸어 자신에게 달려올 때, 패싱을 통해 기회를 창출해낸다. 이 부분이 그를 센세이셔널한 판타지스타로 만들어주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런 플레이는 유벤투스에서 디발라 혼자만이 해낼 수 있는 플레이이며, 그를 더욱 특별하게 생각하게끔 만들어주었다.


[세리에A] 유벤투스에게 내려진 특명 : 디발라를 살려라

[세리에A] 유벤투스에게 내려진 특명 : 디발라를 살려라

(▲ 최전방에 위치한 선수들보다 한 발자국 뒤에 머무는 디발라)

하지만, 어떤 팀에서 한 선수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일이 마냥 긍정적인 일은 아니다. 디발라의 활약이 점차 늘어날 때마다 상대팀들은 그에 대한 압박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올 시즌 들어 첫번째로 디발라가 묶였던 경기가 바르셀로나 경기였는데, 이 경기에서 바르셀로나는 디발라를 효과적으로 봉쇄하며 클린시트를 기록했다. 그들은 이과인보다 디발라에게 더 많은 압박을 시도했다. 대다수의 팀들이 이과인을 수비하다가 디발라에게 공간을 내주었었다면, 바르셀로나는 디발라를 우선적으로 마크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중원 지역에서는 라키티치, 부스케츠가 그를 전담마크했고, 조금이라도 그가 높은 위치로 이동하면 움티티가 전진을 불사하며 압박을 가했다. 이는 매우 성공적이었다. 디발라의 터치가 길어졌고, 활동 반경이 줄어들었다. 볼 소유시간도 차츰 줄어들며 경기 내에서의 영향력은 미미한 수준으로 그쳤다. 

이후 리그경기에서도 디발라에게 한 번의 제동이 더 걸리게 된다. 피오렌티나의 바델리는 유벤투스의 홈에서 경기 내내 디발라를 괴롭혔다. 볼을 소유했든 안했든 최대한 밀착하여 그에게 자유로운 공간자체를 내주지 않았다. 피아니치와 산드루마저 없었던 유벤투스는 골머리를 앓아야했다. 중원에서의 빌드업은 제대로 전개되지 않았으며, 왼쪽 측면에서의 파괴력도 떨어졌다. 디발라가 우측으로 이동하는 장면들은 기존의 장면들과는 달리 바델리를 피해 도망가는듯한 분위기를 풍겼다. 경기는 어찌어찌 이길 수 있었지만, 피오렌티나는 유벤투스의 홈에서 상당히 좋은 경기력을 보였고, 유벤투스는 그렇지 못했다. 

[세리에A] 유벤투스에게 내려진 특명 : 디발라를 살려라

[세리에A] 유벤투스에게 내려진 특명 : 디발라를 살려라

[세리에A] 유벤투스에게 내려진 특명 : 디발라를 살려라

(▲ 디발라에게 질식수비를 시도한 바델리,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유벤투스는 자신들의 에이스가 약점이 되는 과정을 몇 차례 지켜보아야만 했다. 피오렌티나 경기의 경우 산드루와 피아니치가 나오지 못했기에 디발라가 묶인 시점에서 경기는 매우 어렵게 흘러갔고, 정말 이렇다할 방법이 없어보였다. 빌드업도 안되는 상황에서 디발라가 내려오든 올라가든 바델리는 따라다니고 산드루가 없는 왼쪽은 무딘 창에 불과했고 말이다. 디발라가 우측으로 이동하면서 유기적인 움직임을 유도하기는 했으나 중앙에서의, 그리고 지공에서의 콰드라도는 최악에 가까웠다. 

이렇듯 디발라가 묶인 상황에서의 유벤투스는 무기력하며, 디발라가 결장했을 때의 문제점으로 회귀해 또 다른 돌파구를 마련해야했다. 사실 매우 어려운 문제로 보이긴 한다. 어느 팀이든 에이스가 활약하기 힘든 경기에서는 그 팀 자체에게 영향이 가게되는 것이 당연한 일이기 때문이다. 단지 유벤투스는 이 척도가 심할 뿐이지만. 

필자는 디발라의 부담을 줄여줄 선수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디발라가 하는 역할을 분담해줄 수 있는 선수 말이다. 마치 베르나데스키처럼. 그는 킥이 좋고 창조적인 패스를 해줄 수 있으며 지공 상황에서 디발라의 역할을 어느정도 수행해줄 수 있는 선수이다. 하지만, 베르나데스키 자체만으로 디발라의 부담을 줄이기는 어려워보였다. 베르나데스키가 일정 역할을 맡아준다고 해서 디발라에게 가해지는 압박이 덜해지는 것은 아니었다. 

이 머리가 지끈거리는 문제에 대해 우리는 아탈란타전에서 약간의 힌트를 얻었다. 아탈란타전에서 유벤투스는 콰드라도 대신 우측에 베르나데스키를 선발출전 시켰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베르나데스키는 1골과 1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했으며 좋은 경기력을 보였다. 아탈란타의 디발라 마크는 역시나 강력했다. 아탈란타 특유의 전진수비로 디발라는 전방에서 오래 머물지 못했다. 전방에서 볼을 받을 경우 최대한 간결하게 처리하며 최전방에 공을 전달했다. 조금이라도 시간이 지체되면 칼다라와 팔로미노는 디발라의 공을 빼앗으려 전진을 시도했다. 

이 경기에서 디발라는 점차 중원에 가까운 위치에서 경기를 풀어나갔다. 피아니치가 없었기에 빌드업에 어려움을 겪었던 피오렌티나전과는 달리 디발라가 매우 낮은 위치까지 내려오며 빌드업에 가담했고, 이에 어느정도는 공격을 전개할 수 있었다. 핵심은 이 다음이었다. 유벤투스의 선수들은 디발라가 내려오면서 생긴 빈 공간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벤탄쿠르와 마투이디는 각기 다른 방식으로 전진할 수 있는 선수들이다. 벤탄쿠르는 직접적으로 볼을 달고 전진이 가능하고, 마투이디는 빈 공간을 원투패스나 오프더볼을 활용해 공략할 수 있다는 점을 이용하자 유벤투스의 공격이 보다 쉽게 풀리기 시작했다. 베르나데스키 역시 디발라의 원 위치에서 역할을 수행해줄 수 있어 유벤투스에게 선택지는 한층 많아졌다.


[세리에A] 유벤투스에게 내려진 특명 : 디발라를 살려라

[세리에A] 유벤투스에게 내려진 특명 : 디발라를 살려라

[세리에A] 유벤투스에게 내려진 특명 : 디발라를 살려라

(▲ 아탈란타와의 경기에서 디발라의 히트맵 및 디발라 위치를 커버하는 유벤투스 선수들)


즉, 유벤투스는 디발라를 살리는 것보다 팀을 살리는데 주력했다. 기존 디발라에게 요구했던 임무들을 제한하고 다른 선수에게 분담시키며 팀적인 경기력을 끌어올렸다. 특히 벤탄쿠르의 적극적인 무브먼트는 매우 인상적이었다. 디발라 혹은 마투이디가 만들어내는 공간을 활용하는 장면들이 마냥 매끄러운 것은 아니었지만, 그가 보여준 기존과는 다른 움직임들은 확실히 유벤투스 입장에선 긍정적인 요소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세리에A] 유벤투스에게 내려진 특명 : 디발라를 살려라

(▲ 아직 아물지는 않았지만 다듬으면 괜찮아질 것만 같은 벤탄쿠르의 전진)

물론 이렇다고 디발라의 어깨가 한결 가벼워지리라고는 생각치 않는다. 어찌되었건 기본 역할에는 충실해야하며, 나아가 빌드업에 적극적으로 가담해야한다는 또 다른 임무 생긴 것이니 말이다. 그는 약팀과의 경기에서는 자신의 공격본능을 일깨워야하며, 자신에게 압박이 많이 가해지는 경기에서는 팀을 위해 희생과 조율을 해야한다. 점차 시즌이 지날수록 더 많은 기대와 관심을 받는 디발라이기에 어깨는 무거워질 수밖에 없다. 

어쩌면 이번 시즌의 진짜 특명은 유벤투스에게 내려진 것이 아니라 디발라에게 내려진 것이 아닐까.

b.png [세리에A] 유벤투스에게 내려진 특명 : 디발라를 살려라

출처 : http://blog.naver.com/citymanche/221113213487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